돌탑을 쌓는 것은 단순한 균형 맞추기 이상의 행위이다. 서로 다른 크기, 모양, 색과 질감을 지닌 돌들은 하나의 탑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흔들리고 미세한 균형을 찾는다. 나는 이 돌탑들에서 우리 시대가 마주한 다층적이고 복잡한 관계를 보았다.
우리는 초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을 밀접히 연결하지만, 이 연결이 우리를 항상 견고하게 묶어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 연결 자체가 불안을 키우고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균형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불안의 가능성을 항상 품고 있다.
돌 하나하나는 마치 우리 개개인의 삶과 같다. 각자의 형태와 가치를 가진 돌들이 서로 기대고 쌓이면서 불안정하게 보이지만 끝내 하나의 형태를 이루어낸다. 돌들이 흔들리며 위치를 찾는 모습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하기 위한 끊임없는 협상과 타협을 닮았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의 본질적 불안정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속에서 이루어내는 미묘한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완벽한 안정은 없지만, 흔들림과 위태로움 속에서도 함께 지탱하고 버텨가는 모습에서 인간의 가능성과 희망을 본다.
결국, 돌탑을 쌓아 올리는 일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흔들리고 부딪히며 찾아내는 삶의 균형 그 자체이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균형이란 흔들림 없는 정지가 아니라, 끊임없는 움직임과 상호작용 속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