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아카이브
Dust Archive
Part1: 2019, Part2: 2025
나의 주거 공간은 '저장 강박'이 지배하는 세계였다. 버리지 못하고 유예된 사물들이 점령한 공간에서, 인간의 자리는 점차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그 정체된 사물들의 틈새를 메우는 것은 오직 먼지뿐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이 먼지를 단순한 방치의 증거로 치부하여 혐오했으나, 이제는 이를 공간이 생성해낸 '물리적 시간의 흔적'으로 재정의한다.
본 작업은 집안 곳곳에서 채집한 먼지를 5cm³의 투명 큐브에 밀봉하여 분류하는 유형학적 아카이브다. 현미경적 시선으로 바라본 먼지는 단순한 오염물이 아니다. 그 속에는 가족의 탈락한 피부 조직, 의복의 섬유, 부서진 사물의 파편 등, 한때 '존재'했으나 이제는 '부재'하는 것들의 잔해들이 뒤섞여 있다. 나는 이 미세한 입자들을 **'시간의 퇴적물'**로 규정한다.
나는 부유하던 먼지를 큐브라는 인위적인 질서 속에 가두고 박제(Taxidermy)한다. 이는 흩어져 소멸될 운명인 대상을 영구히 보존하려는 강박적 시도이자,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물질화하여 증명하려는 행위다.
결국 이 먼지 아카이브는 나의 기억을 감상적으로 회고하는 도구가 아니라, 소멸을 향해가는 존재들이 남긴 가장 하찮고도 명징한 생존의 증명서다. 나는 이 미시적인 폐허 속에서 역설적으로 삶의 가장 집요한 흔적을 목격한다.
Part.1 Sentence of Sediment (2018 ~ 2020) (2025)
Untitled, 8x1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19)
Untitled, 8x1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19)
Untitled, 8x1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19)
Untitled, 8x1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19)
Untitled, 8x1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19)
Untitled, 8x1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19)
Untitled, 8x1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19)
Part.2 Dust archive Series (2025)
The Making Of Dust Archive, single channel, 1m 21s, 2025
Celll, Pigment print, 2025